Design Work Log

건축/인테리어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부다비사는 부산여자 Cindy 2026. 7. 3. 03:44

전 블로그에서 썼듯이 나는 해외에서 건축/인테리어디자인 직장인 17년차,
한국에서 대학교 졸업하고서 이때까지 싱가폴, 아부다비에서 직장을 총 5번 옮기면서 포트폴리오랑 이력서를 몇 번 업데이트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학생 때 만들던 포트폴리오와 지금 실무에서 보는 포트폴리오는 많이 달랐다. 
디자이너로 16년 일하면서, 내 포트폴리오를 몇 번이나 업데이트 하면서, 지인/주변 친구들의 추천 포트폴리오도 많이 보면서, 그리고 지금은 클라이언트 쪽에서 1년 일하면서 다른 회사들에서 보내온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들이 많이 있다. 

 

아마 다 비슷하겠지만, 내가 처음 싱가폴에서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를 만들때는 무엇을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지금 생각 하면 포트폴리오에 넣을 것도 없었던것 같다... 졸업 작품 건축과 인테리어과 두개해서 그나마 다행이었을까? 두개 넣을건 있었지만 솔직히 이걸 넣는다고 해서 나를 뽑아 줄 회사가 있을까? 싶었다 ㅎㅎ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틈틈히 배워온 건축/인테리어 쪽에서 프로그램들 스킬셋으로 나를 팔기로 했다. 
디자인은 솔직히 자신도 없었고 (아마도 생각이 많아서) 대학교에서 교수님들이랑 어찌저찌 완성 한거라 -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안목들이 다르니까 - 그렇다 쳐도, 내가 배운 프로그램들은 그래도 자랑할만했다. 

고등학교때 학교 수업 끝나고 학원에서 배운 CAD 랑 3Ds max - 그때는 이게 너무나 재밌었다. 도면을 CAD 2D 에서 치고서, 그걸 바로 3D 입체로 만들어서 공간을 볼 수 있다니! 
TMI 이긴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을 배워서 나는 대학교 1, 2학년때 대학교 3, 4학년 선배님들한테 프로그램 가르치는 수업을 해서 장학금도 받았다. ㅎㅎ
아무튼, 그렇게 배워온 내 스킬셋을 포트폴리오에다 보여줄 수 있는것에 집중했던것 같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고 잘 전달 하느냐가 중요했다. 영어도 못하는 내가... 이 부분이 제일 힘든 여정이었던 것 같다. 

 

 

이런 여정을 겪고 나니, 포트폴리오랑 이력서는 디자인보다도 나만의 스토리가 먼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예쁘고 보기좋은 레이아웃들, 화려하거나 매거진같은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선호하는데, 

내가 봤을때는 - 주어진 포르젝트 위치에서 프로젝트를 어떻게 생각하고 해석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디자인으로 만들어 냈는지 - 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사람마다 다 다른 스토리가 있듯이, 각자의 프로젝트도 무엇을 어떻게 디자인으로 잘 소화해 냈는지 전체적인 스토리를 보여주면 좋은 것 같다. 

 

프트폴리오에서 프로젝트 스토리를 나열할때 페이지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일단은, 페이지마다 목적이 있어야 한다. 순서는 대략적으로 - 

  • Cover: 첫 커버 페이지. 첫인상이 중요하니까 깔끔하고 큰 이미지 한장으로.
  • Project Overview: 제일 보여주고 싶은 프로젝트 -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전반적으로 보여주기
  • Concept: 이 프로젝트의 컨셉이 무엇인지, 어떤걸 모티브로해서 이 프로젝트의 스토리를 시작했는지 보여주기
  • Development: 컨셉 스토리를 바탕으로해서 어떻게 디자인으로 풀어 냈는지 보여주기
  • Material: 디자인에 부여된 재료들을 보여주고 설명하기
  • Drawings: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등등 실제로 디자인을 디테일한 도면으로 보여주기
  • Thank you: 마지막 마무리 페이지. 연락처, 이메일 등등 넣고 마무리로 좋다. 

중요한건 - 괜히 페이지 수만 늘리지 말고, 딱 필요한것들만 임팩트있게 집중해서 보여주도록 한다.

인터뷰 보는사람들은 단 한명만 인터뷰 보는게 아니기 때문에, 질질끌면 지루해지고 기억에서 잊혀지기 쉽다. 

 

그렇다고 이미지만 많이 넣는다고 좋은 포트폴리오는 절대 아니다.  

이건 나도 예전에 그랬지만 특히나 학생들이 제일 많이 하는 실수인 것 같다. 요즘은 AI로 좋은 이미지들도 많이 뽑아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이쁜 이미지들을 넣는다고 해서 좋은 인상을 줄 순 없다. 

프로젝트 설명할때는 다이어그램이나, 디자인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스케치들도 같이 넣는게 좋다. 

 

 

그리고 또 내가 생각할때 중요한건 - 물론 포트폴리오 내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포트폴리오가 일관성있게 디자인 되어있는지도 중요하다. 예를들면 - 페이지 위 아래 양옆 마진, 글씨 서체나 사이즈들은 얼마나 잘 정돈 되어있는지, 그리고 격자에 맞춰서 여백이나 레이아웃이 잘 짜여져 있는지. 

이런 디테일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훨씬 정돈되어 보이기때문에 - 보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특히나 디테일을 보는 나같은 사람들한테는 이런 디테일들이 그 포트폴리오를 만든 사람의 성의를 엿볼수 있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을 표현하는 문서이기도 하지만, 결국 읽는 사람을 위한 문서이기도 하기때문에 - 보는 사람을 생각해서 깔끔하고 인상깊게 만드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또한, 면접관들은 30분동안 하나만 보는게 아니라 수십 개를 동시에 본다. 그래서 얼마나 쉽게 빨리 읽히는지가 중요하다. 

 

건축/인테리어 업계에서 16년이상있으면서 여러 사람들이나 여러 회사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다보니 - 이제는 예쁜 포트폴리오보다, 일관성있고 자신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포트폴리오를 더 오래 기억하게 되는것 같다. 물론 인터뷰에서는 프리젠테이션으로 발표할때 발표자의 내용이나 톤, 제스쳐도 다 중요함. 

 

 

 

 

 

나같은 경우는 경력이 쌓이면서 점점 넣을 프로젝트들이 많아져서, 

내가 이력서 / 포트폴리오를 넣을 회사의 전문적인 디자인 필드 - 예를들면 리테일 상업 공간을 집중해서 일하는 회사면 상업 공간 프로젝트들 포트폴리오에 위주로 넣고, 혹은 주거 공간전문 회사에 지원할때는 주거 공간 위주로 넣은 포트폴리오를 따로따로 만들어 놨다. 링크드인이나 회사들 웹사이트에 자리나면 바로바로  지원하기 좋게. 

 

 

내 포트폴리오는 펼치면 양쪽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게 만들었었다.

첫 페이지는 프로젝트 디테일 그리고 내가 했던 일들 나열해서 넣고, 내가 직접 했던 일들 - 이미지나 도면 등을 넣었다. 

 

밑에는 부끄럽지만 나의 2년 된 포트폴리오의 일부 - 내가 처음으로 했던 싱가폴에 있던 병원 프로젝트 이다. 

이미 디자인은 많이 진행되고 디테일 디자인 스테이지에서 조인했기 때문에 - 내가 일했던 부분이랑, 디테일한 도면들을 넣었다.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이런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스킬셋을 가지고 있다' 는걸 팔아야 했기때문에 디테일에 더 집중했다.

 

 

그리고나서 내가 어떤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클라이언트들이랑 어떤 일을 했는지도 설명하면 좋다. 

마지막 페이지는 디자인한 이미지와 지금 현재 지어진 병원 시설. 이건 개인적으로 뿌듯해서 넣었다 ㅎㅎ

예전에 내 전 보스가 한 말이 - 건축하는 사람들이 디자인은 많이 하지만, 실제로 디자인한게 지어진적은 없는 케이스들이 많다고 해서. 내가 직접 일한 프로젝트들이 직접 지어진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내 포트폴리오는 언제봐도 허접하다. ㅎㅎ 지금 만들면 또 다른 포트폴리오가 나올듯. 

하지만 지금 다시 보면서 내가 그때 왜 이걸넣었지? 생각하니, 이건 내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다. 

지금 이 프로젝트를 생각했을때도, 이 일을 했을때 팀원들이랑 같이 계획하고 디자인해서, 클라이언트들이랑 미팅에서 같이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좋았다. -> 이걸 면접때 직접 이야기 했다. 

 

 

 

 

 

요즘은 포트폴리오 템플릿도 직접 만들고 있다.

예전에 새로운 직장을 준비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생각보다 많은 공과 시간을 들였고, 그 때 '이런 템플릿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래서 지금은 하나씩 직접 만들어 보고 있다.

내가 실무를 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구성과 디자인 원칙을 최대한 담아보려고 하는 중이다.

아직 다듬어가는 과정이지만, 언젠가는 다른 건축·인테리어 디자이너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템플릿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작하면서 느낀 점과 디자인에 대한 생각은 앞으로 Design Log를 통해 하나씩 기록해 보려고 한다.